훈훈한 가을 집에서 즐기는 미식 여행
가을 향기를 담은 따뜻한 수프
저는 가을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수프를 끓이곤 합니다. 바로 얼마 전 주말 아침, 구석에 쌓여 있던 호박과 달콤한 고구마를 깍둑썰기 해서 팬에 볶고, 여기에 육수를 부어 천천히 끓이니, 집 안 가득히 퍼지는 고소한 향기가 너무나도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추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 매콤한 맛을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죠. 집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간단한 식재료로 계절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답니다.
토스카나풍 포카치아, 직접 만들어보자!
한참 채소를 볶으며 생각했죠. “이 모든 것을 포카치아 한 조각에 함께 먹으면 어떨까?” 그래서 이사한지 얼마 안 된 이웃을 초대해 오후 한가로이 빵을 굽고, 옆집 할머니의 자두 잼도 꺼내어 함께 나눴습니다. 포카치아 반죽은 발효를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그 덕분에 발효가 끝날 때쯤에는 부엌에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밀가루와 물, 이스트만으로 시작했지만, 풍미 가득한 허브와 올리브 오일이 더해지니까 정성스러운 한 끼가 완성되더군요.
추억의 도시락, 주먹밥 이야기
어릴 적 소풍 날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물과 손목에 남은 떡잎 냄새, 손바닥 적셔가며 만든 삼각김밥이 떠오릅니다. 다시 생각나는 그 맛을 요즘은 조금 더 세련되게 업그레이드하고자 생각했습니다. 고등어를 넣어 짭조름하고 고소하며, 외국 친구들이 궁금해했던 날마다 다른 반찬과 함께 내놓곤 하죠. 간단한 방법이지만, 삶이 바빠질수록 점점 잊히는 저의 주먹밥은 아쉽게도 제게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일 년의 수확을 담은 추석 먹거리
유난히 바쁜 올해를 보내던 때, 친구들과 모여 한 해의 수확을 기념하기 위해 추석 음식을 준비했었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전통적인 송편을 만들어보자는 친구의 제안에 우리의 추석은 설레임 가득한 도전이 되었죠. 쌀가루에 보라색 고구마를 섞어 색을 내고, 다양한 맛의 소로 다채롭게 만들었는데 만들고 나서의 뿌듯함은 어마어마했어요. 다양한 음식을 준비하고 반기던 손님에게 나누어줄 때의 따뜻함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쁨이었답니다.
진정한 미식 여행자 되기
요즘은 “거리를 걸으며 아무 식당에 들어가 볼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도 좋지 않죠. 우연히 들어간 작은 카페의 따뜻한 샌드위치 하나가 좋은 추억이 되곤 하거든요. 미식 여행은 그렇게 즉흥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레시피 노트를 채우다 보면, 지구 반대편에서 맛본 음식을 집에서도 재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을 찾게 되니까요.
누군가가 저와 비슷한 기억을 떠올리며, 고요한 가을날의 맛을 집에서 느껴본다면 참 좋겠습니다. 알 수 없는 삶의 어떤 순간이 요리로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요.
